09.한국성지순례길/전라도 3편

순천 선교사마을 역사 속에서 순천의 모습은 선불교의 중심인 송광사로 상징되는 불교의 성지이자 임진왜란 당시 경복궁을 잿더미로 만든 고니시 유키나가가 만여 명의 왜군을 거느리고 마지막까지 조선침탈의 야욕을 불태웠던 기억하고 싶지 않은 역사의 땅이었다. 7년간의 임진왜란이 끝난 지 약 300년 뒤인 1894년, 미 남장로교의 두 선교사 윌리엄 레이놀즈William Reynolds와 알렉산더 대머 드류 A. Damor Drew가 처음으로 순천에…

08.한국성지순례길/전라도 2편

잊혀진 순교자 교회 <영암 상월교회를 가다> 그 옛날 남도 땅의 소금강으로 불리던 월출산 아래, 그 어떤 힘으로도 옮길 수 없는 신기한 바위가 있다 하여 영암(靈岩)이라 불린 땅. 영암은 산이 높고 물이 맑아 농사 또한 잘 되고 또한 풍광이 빼어나고 인심이 좋아 예로부터 정치나 출세를 멀리하던 귀인들이 은거하여 살며 음악과 문학을 낳았던 곳이다. 순례팀이 도착했을 때,…

07.한국성지순례길/전라도 1편

노고단 선교사 휴양지에서 5월 11일, 지리산은 아직 눈부신 연두빛 신록의 바다였다. 전망대 난간에 서서 그림 같은 능선을 내려다보며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고 있노라니, 가슴 속 묵은 생각의 찌꺼기들이 다 씻겨나가는 듯하다. 내려다보니 멀리 구례 시내가 한 눈에 펼쳐진다. 그 뒤로는 힘찬 백두대간의 마지막 용트림이 능선들을 따라 흘러내려간 그 곳엔 드넓은 대지 남도 땅이 펼쳐진다. 일행은…

06.한국성지순례길/제주도 2편

제주도 최초의 그리스도인들, 그 발자취를 따라서 <성안교회에서 금성교회까지> 제주도 기독교 성지 종주 두 번째 일정은 제주시 아라 동에 위치한 성안교회에서 시작됐다. 성안교회는 현재 제주도 전체에서 가장 큰 교회 중의 하나로 1908년 이기풍 목사가 세운 성내교회에서 출발됐다. 1907년 마펫선교사에 의해서 시작된 평양신학대는 마침내 한국 장로교 사상 최초의 목사 7명을 배출했는데, 그중 한 사람인 이 기풍 목사는…

05.한국성지순례길/제주도 1편

올레길 이름으로 잊혀져 가는, 순교자의 길을 따라 <모슬포교회에서 대정교회> 지난 3월말, 제주도에는 때 아닌 한파에 강풍까지 겹쳐, 한겨울로 되돌아간 듯 했다. 한라산 꼭대기에서부터 들녘과 숲까지 온통 눈으로 뒤덮였다. 하늘마저 온통 잿빛 구름으로 덮힌 그 날, 대정에서 조수리로 가는 중산간 언덕길을 오르고 있던 순례자는 끝내 길거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800킬로 한국의 기독교 성지를 발로 종주하기 위해 나선…

04.한국성지순례길/매봉교회

새 봄 같은 열여덟 살 소녀열사, 유관순의 흔적<병천 매봉교회와 유관순 생가> 봄이다. 코끝에는 아직 바람이 차지만, 자연은 어김없이 오늘도 창조의 순리를 따라 쌓였던 눈을 녹이고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봄이 아름다운 것은 생명 때문이다. 죽은 듯한 땅에서 피어나는 여리디 여린 싹을 볼 때의 그 황홀함은, 하나님이 이 땅 가운데 창조하신 생명이 얼마나 신비롭고 놀라운 것인지를 잠시…

03.한국성지순례길/한서교회

03 무궁화로 꽃피워낸 남궁억의 신앙과 독립운동 < 홍천 한서교회>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강원도의 깊은 산골 홍천군 서면, 그곳에는 보리울이라는 이름의 그림 같은 산골마을이 있다. 빼어난 풍광에 이끌리어 마을 가운데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노라면, 문득 양지바른 언덕 모퉁이로 단정하게 앉은 교회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1933년 일제에 의해 강제로 철거당한 이 교회는 해방 후, 교인들에 의해 복원되었고…

02.한국성지순례길/영광 염산교회

위대한 순교자의 땅, 전남 영광2 <염산교회 > 전라남도 영광에는 세계 개신교 역사에 기록된 세계적인 순교지가 있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의 교회 탄압에 항거해 신앙을 지키려다 약 200명 가까운 성도들이 순교했는데 그 중 상당수가 두 개의 교회에 집중되어 있다. 그 중 한 교회가 야월교회이고 또 한 교회가 염산교회다. 고려와 조선의 대표적인 유배지였던 전라남도 영광은 구한 말, 수많은 선교사들의 헌신에…

01.한국성지순례길/영광 야월교회

위대한 순교자의 땅, 전남 영광1 <야월교회 편> 1908년 봄, 목포 선교부에 있던 선교사 유진벨은 목포에서 배를 타고 법성포로 향하는 전도여행길에 올랐다. 조기잡이로 유명한 법성포는 이 일대에서 가장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교통의 중심지였다. 성경 속 장소와 비교를 하자면 크린트나 에베소와 같이 인근의 섬에서 고기를 잡는 어부들이 잡은 고기를 팔기 위해 모여드는 곳이었다. 그래서 사도바울도 중동과 유럽의…